묵시의 붓: 붉은 사관의 기록
조선 건국 초기, 승정원의 말단 사관 '이윤'이 거대한 역모의 증거를 은폐하려는 권력자들의 암살 위협 속에서 붓 한 자루로 진실을 기록하는 정치 스릴러.
장르: 역사/시대, 공포/스릴러
크리에이터: mk.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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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 이윤 (주인공) — 승정원 소속의 9품 한림(사관). 융통성이 없고 고지식해 보이지만, 기록의 힘을 맹신하는 올곧은 청년. 무영과는 고용 관계에서 시작해 목숨을 건 연대감으로 발전하며, 조태감의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굳은 심지를 지녔다. 숙빈의 도움을 받아 진실에 접근한다.
- 무영 — 과거를 숨기고 도성 뒷골목을 떠도는 정체불명의 검객. 돈을 받고 이윤의 호위를 맡지만, 점차 이윤의 신념에 동화된다. 과거 조태감에게 가족을 잃은 상처가 있으며, 이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건다.
- 조태감 — 조정의 막후 실세이자 영의정.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자신이 진정한 군주가 되려는 야심가. 겉으로는 온화한 학자풍이나 뒤로는 잔혹한 흑야단을 부린다. 이윤을 하찮게 여기면서도 그의 기록을 두려워한다.
- 숙빈 — 왕의 후궁. 궁궐 내의 비밀스러운 동향을 파악하고 있으며, 조태감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이윤을 시험하고 돕는 조력자.
프롤로그 미리보기
붓은 칼보다 강하다 하였다.
어릴 적 스승님은 내게 늘 그렇게 가르치셨다.
역사의 무게 앞에서는 그 어떤 권력자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고.
하지만 이 거대한 궐 안에서 그 말을 믿는 자는 아무도 없다.
건국 초기, 피바람이 멎지 않은 조선의 밤은 서늘하고 잔혹하다.
어좌에 앉은 전하는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진짜 권력은 깊은 그림자 속에 도사리고 있다.
그림자들은 궐내의 모든 눈과 귀를 통제하며 자신들의 입맛대로 세상을 주무른다.
바른말을 하던 대간들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고, 충신들의 가문은 역모로 몰려 멸문지화를 당했다.
밤이 되면 도성은 침묵에 잠기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나는 승정원 소속의 9품 한림, 이윤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낡은 붓 한 자루와 올곧은 성정뿐인 말단 사관.
누군가는 나를 보고 융통성이 없다고 조롱하고, 누군가는 고지식하다며 혀를 찬다.
하지만 나는 기록의 힘을 믿는다.
아무리 은폐하려 해도, 아무리 불태워 없애려 해도 진실은 결국 잿더미 속에서 숨을 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