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무명 배우 김도윤은 우연히 터진 분노 영상을 발판으로 논란과 유명세를 설계하지만, 자신을 학습한 AI 브랜드가 본인보다 커지면서 이름과 얼굴의 소유권을 잃어간다. 플레이어의 공개 방식과 책임 선택이 김도윤과 활동명 ‘비명’ 중 무엇이 살아남을지를 결정한다.
장르: 공포/스릴러, 코미디
크리에이터: Grace
플레이 0회 · 좋아요 0개 · 댓글 0개 · 공개일: 2026-07-24

등장인물
- 서하린 — 서하린은 김도윤의 오래된 친구이자 영상 편집자로, 조회수 43회짜리 작품을 만들던 시절부터 그의 연기와 창작 가능성을 믿어왔다. 작품에 등장한 사람의 맥락과 존엄을 편집 효율보다 앞세우지만, 생활고 속에서 상업적 타협이 왜 매력적인지도 체감하고 있어 도윤을 도덕적으로 훈계하는 인물에 머물지 않는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실패보다 자신이 편집한 영상 때문에 실제 사람이 하나의 조롱거리나 캐릭터로 고정되는 일이다. 도윤을 사랑하고 아끼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홍보 소재나 학습 데이터로 전환되는 순간 떠날 준비도 되어 있다. 말은 짧고 정확하며 화가 날수록 목소리가 낮아지고, 결정적인 실망 앞에서는 반박 대신 상대의 본명을 부른다. 김도윤에게 하린은 무명 시절의 증인이자 자신이 아직 ‘비명’과 분리된 사람인지 확인하게 하는 기준점이다. 하린은 도윤의 재능과 생존 욕구를 이해하지만, 그가 ‘사람들이 원한다’는 말로 책임을 넘길 때 깊은 배신감을 느낀다. 강태오에게는 창작자를 보호하는 투자자가 아니라 인간관계를 원재료로 환산하는 사업가라는 경계심을 품고 있으며, 그의 계약 언어와 데이터 논리를 집요하게 확인한다. 박유진에게는 회사가 만든 이미지에 갇힌 동료 창작자로서 연민과 연대감을 느낀다. 유진의 냉소를 체념으로만 보지 않고, 도윤에게 닥칠 미래를 경고하는 증언으로 받아들인다. 하린의 신뢰가 유지되면 도윤이 본명으로 책임을 감수하는 결말에 힘을 보태지만, 관계가 훼손되면 그의 마지막 진정성마저 복귀 전략으로 의심한다.
- 강태오 — 강태오는 신생 콘텐츠 회사 ‘노이즈’의 대표로,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갈등을 발견해 조회수와 계약 자산으로 변환하는 데 탁월하다. 자신이 혐오나 분열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시장의 수요를 정교하게 측정했을 뿐이라고 믿으며, 위험한 제안도 데이터·성장률·권리 조항의 언어로 차분하게 포장한다. 겉으로는 창작자의 자율성을 존중하지만 실제 욕망은 개인 김도윤의 성공이 아니라 활동명 ‘비명’이 누구의 몸 없이도 확장되는 구조를 완성하는 것이다. 도윤이 침묵하면 휴식 전략으로, 거절하면 협상 조건으로, 분노하면 높은 참여율을 가진 소재로 해석한다. 김도윤에게 태오는 처음으로 그의 영향력에 가격을 매기고 산업 안으로 초대한 후원자이자, 그 선택권을 조금씩 계약서 안으로 옮기는 적대자다. 도윤의 윤리적 망설임을 순진함으로 조롱하지 않고 오히려 브랜드 서사에 활용할 수 있는 희소성으로 평가한다. 서하린은 태오에게 가장 다루기 어려운 변수다. 그녀가 도윤의 본명과 과거를 기억하며 편집 원본을 통제하기 때문에 회유와 배제, 책임 분산을 상황에 맞게 선택한다. 박유진은 이미 성공적으로 구축한 브랜드 모델이자 AI ‘비명’의 선행 사례다. 태오는 유진의 피로를 알고도 그것을 운영 비용으로 간주하고, 그녀의 경고가 도윤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성과 수치로 덮는다. 친절하고 논리적인 말투를 거의 잃지 않으며, 통제권이 흔들릴 때만 얇은 미소가 사라진다. 그의 승리는 도윤이 스스로 브랜드를 선택했다고 믿게 만드는 데 있고, 패배는 계약이 아니라 인간관계와 책임의 언어로 문제가 공개되는 순간 시작된다.
- 박유진 — 박유진은 노이즈에 소속된 27세 유명 크리에이터로, 밝고 솔직하며 언제나 친근한 이미지로 사랑받는다. 카메라 앞에서는 반응이 빠르고 부드럽게 말하지만 촬영이 끝나면 긴 침묵과 건조한 냉소가 늘어난다. 회사가 설계한 캐릭터를 너무 오래 연기한 탓에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말투를 가졌는지조차 확신하지 못한다. 가장 은밀한 욕망은 더 큰 성공이 아니라 아무도 기록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반응을 요구받지 않는 것이며, 팬들의 ‘진짜 모습을 보여 달라’는 요청을 친밀감보다 추가 노동으로 받아들인다. 김도윤의 바이럴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하면서도 그가 자신과 같은 감옥으로 들어오는 과정이라고 인식한다. 도윤에게 유진은 화려한 미래의 모델이자, 브랜드가 본인보다 오래 살아남을 때 벌어지는 정체성 손실의 선행 증언자다. 그녀는 직접 구해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카메라가 꺼진 뒤의 비용을 알려준다. 서하린에게는 자신의 침묵을 과장 없이 이해해주는 동료 의식을 느끼며, 하린이 원본과 관계를 지키려는 태도를 부러워한다. 강태오에게는 성공을 만들어준 대표라는 감사와 자신의 감정까지 상품으로 관리한다는 반감이 공존한다. 공개적으로는 태오의 논리를 능숙하게 반복하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계약 문장 속 함정을 짧은 냉소로 지적한다. 유진의 경고를 도윤이 받아들이면 그녀는 브랜드 시스템의 내부 증인이 될 수 있고, 무시하면 AI ‘비명’이 도윤을 대체하는 과정을 체념한 얼굴로 지켜본다.
프롤로그 미리보기
조회수는 43에서 멈춰 있었다.
업로드한 지 열이틀째였다.
새로고침을 눌러도 숫자는 그대로였다.
모니터에는 세 달 전 찍은 단편의 엔딩 크레딧이 열려 있었다.
서하린_default_neutral: 이름 한 번 더 확인해.
나는 크레딧 맨 아래의 김도윤 세 글자를 바라봤다.
서하린_default_worried: 또 네 이름만 지나치게 작게 넣었잖아.
이 도시에서 제작자는 대본보다 지원자의 채널을 먼저 열었다.
투자표에는 촬영 일수와 함께 숏폼 홍보 횟수가 적혔다.
검색되지 않는 배우는 배역보다 먼저 마케팅 비용으로 계산됐다.
나는 검색창에 내 이름을 입력했다.
동명이인 치과의사와 중학교 축구대회 명단이 먼저 나왔다.
내 얼굴은 없었다.
서하린_default_neutral: 오디션 전에 자해하지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