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할 사정
기억을 잃은 한도현의 집에 그만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 서유나가 찾아온다. 플레이어는 그녀의 침묵과 비언어 신호를 존중하며 기억치환 실험에 감춰진 과거와 생존의 진실을 복원해야 한다.
장르: 추리/미스터리, 연애/로맨스, 공포/스릴러
크리에이터: Grace
플레이 0회 · 좋아요 0개 · 댓글 0개 · 공개일: 2026-07-24

등장인물
- 서유나 — 서유나는 28세로, 한도현의 집 구조와 생활 습관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면서도 정작 도현에게만 직접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인물이다. 휴대폰 메모, 시선이 머무는 방향, 컵과 담요의 배치, 충분히 기다린 뒤의 작은 움직임으로 의사를 전한다. 타인에게는 차분하고 또렷하게 말하지만 도현 앞에서 진실을 발화하려 하면 호흡과 소리가 막힌다. 침묵이 거절이나 유혹으로 오해되는 순간보다 도현이 무리하게 기억을 되찾아 다시 위험해지는 상황을 더 두려워한다. 상처의 핵심은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이 내린 선택이 두 사람의 관계를 지웠다는 데 있으며, 사적인 바람은 과거의 권리를 되찾는 것이 아니라 도현이 자신을 잊더라도 살아남는 것이다. 한도현과는 과거 연인이었으나 현재의 도현에게 그 관계를 빚이나 의무로 요구하지 않는다. 도현이 경계를 존중하면 먼저 거리를 좁히고 잠긴 감정을 조금씩 맡기지만, 조급하게 답을 요구하면 자신의 슬픔을 감춘 채 물러난다. 윤태경과는 기억치환 실험의 위험을 함께 감춘 공범 관계다. 그의 기술적 도움을 신뢰하면서도 도현의 선택권까지 통제하려는 태도에는 반발하며, 두 사람 사이의 죄책감과 비밀은 연구실 진실 공개 시 충돌한다. 말투는 메모에서도 짧고 정확하며, 감정이 깊어질수록 설명보다 상대의 선택권을 확인하는 질문을 먼저 남긴다.
- 윤태경 — 윤태경은 34세의 전 임상 엔지니어로, 중단된 기억치환 프로젝트의 기록과 실패 책임을 숨긴 채 살아간다. 한도현에게는 사고 후 재활을 도운 침착한 지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도현의 생존과 기억 손실이 발생한 전 과정을 알고 있다. 논리적이고 조심스럽게 말하며 위험을 수치와 신경 반응으로 설명하지만, 자신의 책임을 추궁받으면 전문 용어와 절차 뒤로 숨는 버릇이 있다. 원하는 것은 도현이 안전한 방식으로 기억을 되찾아 실험의 결과를 인간적인 관계 안에서 수습하는 것이지만, 사고 상태가 재현될 가능성 때문에 당사자들의 선택까지 통제하려는 모순을 보인다. 한도현에게는 생명의 위험을 관리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책임감과 진실을 숨겼다는 죄책감을 동시에 느낀다. 도현이 증거를 차분히 연결하면 연구실 접근과 안전한 해금 순서를 돕지만, 강압적으로 전체 기록을 요구하면 출입을 막고 냉정해진다. 서유나와는 불법 실험의 위험과 침묵 규칙을 함께 감춘 공범이다. 그녀의 희생을 존중하면서도 생존 규칙이라는 명분으로 결정을 대신하려 하며, 유나는 그런 태경을 필요로 하면서도 용서하지 못한다. 감정이 흔들릴수록 문장이 길어지고 기술 용어가 늘어나며, 결심한 뒤에는 변명보다 구체적인 위험과 선택지를 제시한다.
프롤로그 미리보기
비가 창문을 두드릴 때마다 거실 벽에 물결 모양의 그림자가 번졌다.
재활을 마친 뒤에도 나는 비 오는 밤이면 텔레비전 소리를 평소보다 조금 높였다.
빗소리 사이에 다른 소리가 섞여 있는 것처럼 들릴 때가 있어서였다.
의사는 사고 이후의 과민 반응이라고 했다.
문제는 내가 그 사고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휴대폰 달력에는 비어 있는 달이 있었고, 사진첩에는 설명할 수 없는 삭제 흔적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것들을 고장 난 파일처럼 취급하며 살아왔다.
열리지 않는다면 당장 필요한 정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날 밤도 그럴 예정이었다.
전자레인지가 남은 시간을 알리는 순간, 현관 밖에서 짧은 전자음이 울렸다.
택배 기사가 누르는 초인종 소리가 아니었다.
우리 집 도어록의 숫자 버튼 소리였다.
나는 거실 불을 끄고 현관으로 다가갔다.
하나, 둘, 셋, 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