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의 끝에서 너를 기억해
후각을 잃어가는 희귀병에 걸린 천재 조향사가 마지막 향수를 완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
장르: 연애/로맨스
크리에이터: mk.kim
플레이 0회 · 좋아요 0개 · 댓글 0개 · 공개일: 2026-08-06

등장인물
- 차지호 — 주인공의 옛 연인이자 냉철한 사업가. 과거 두 사람이 함께 기획했던 향수를 다시 만들어 달라는 의뢰를 핑계로 3년 만에 공방을 찾아왔다. 차가운 겉모습 뒤에는 과거 주인공이 감각을 잃어가던 징조를 눈치채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자책과, 풀리지 않은 원망, 그리고 여전히 남아있는 애틋함이 섞여 있다. 주인공과의 관계에서 미련을 상징하며, 다시 시작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친다.
- 이도윤 — 공방에 새롭게 찾아온 정체불명의 조수. 주인공이 놓치고 있는 미세한 향의 차이를 단번에 짚어내는 천재적인 후각을 가졌다. 엉뚱하고 자유분방한 성격으로, 완벽주의적이고 방어적인 주인공의 벽을 허물며 다가온다. 주인공이 후각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눈치채고도 동정하지 않으며, 오히려 남은 감각으로 느낄 수 있는 새로운 베이스 노트를 찾아주며 조향의 즐거움을 다시 일깨워주는 인물이다.
프롤로그 미리보기
향기는 기억의 문을 여는 열쇠다.
누군가에게는 잊힌 첫사랑의 온기를,
누군가에게는 서랍장 깊은 곳에 묻어둔 후회와 미련을 꺼내어준다.
나는 그 열쇠를 깎아내는 사람, 조향사다.
프라이빗 향기 공방 '블랑드블루'.
오직 소수의 사람만을 위해, 그들의 가장 내밀한 기억을 향으로 빚어내는 곳.
완벽주의자. 천재. 나를 수식하는 말들은 늘 화려했다.
사람들은 내가 만들어내는 향수 한 병에 거액을 지불하며 자신의 추억을 박제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기억을 다루는 내가, 정작 나 자신의 세계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아주 미세한 변화였다.
새벽이슬을 머금은 장미의 탑 노트가 흐릿하게 느껴지던 날.
그저 피로 때문이라고 치부했다.
하지만 다음은 베르가모트의 상큼함이었고, 그다음은 샌달우드의 묵직함이었다.

